한국에 있는 집과 모든 짐을 정리하고 기약없는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한참 공부 해야할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도 함께다. 비행기를 타기로 한 날이 이제 약 30일이 안 남아서 그동안의 과정과 현재 상황에 대해 정리해 보려한다.
1. 세계여행을 떠나는 이유
- 심장이 떨리는 일
제 직업은 방송과 콘텐츠 만드는 일이었다. 밤을 셀 때도 많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도 적었지만 이 일이 천직이라 생각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10년 넘게 일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더이상 일하면서 즐겁지 않고 내 심장이 떨리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있어? ‘다들 살기 위해 일하고 견디는 거지’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심장이 떨리는 일을 하면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왔기 때문에 10년이 넘게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견딜 수 있었다.
그래서 심장이 떨리는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 40이 넘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 늘 생각해 왔다. 이제 그때가 왔음을 내 스스로가 인식했던 것 같다.
- 한번 사는 인생
모든 사람의 삶은 한 번뿐이다. 그렇기에 내가 살아보고 싶은 삶을 살아야 한다. 누군가를 위해 혹은 나의 책임감을 위해 살기에는 되돌릴 수 없을만큼 소중하다. 그렇기에 난 떠나려고 한다.
마찬가지 의미로, 나뿐 아니라 아내와 아들의 삶이 소중하고 한 번뿐이기에 함께 떠나는 것이 맞다.
2. 현재 준비 상황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한국을 떠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 다음과 같은 것들을 체크해봐야 한다.
- 주소이전
집을 남기지 않고 장기간 떠나기 때문에 그동안에 우리는 주소가 없다. 그러나 주민센터에 문의해보니, 우리가 장기간 해외로 여행을 가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우리가 한국을 비우는 동안에 주민센터로 주소를 이전하게 된다.
- 예방접종
해외에서 오래 여행하려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마쳐야 한다. 그래서 보건소에서 맞을 수 있는 주사들을 알아봤는데, 필자의 거주지 은평구청 보건소에서는 장티푸스 예방주사가 무료 접종 기간이기 때문에 무료로 맞을 수 있고 나머지 예방주사는 일반 병원에서 맞아야 한다.
- 학교유예
대한민국에서 중학교는 의무교육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1학년에 재학중인 아들을 데리고 세계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유예신청서라는 것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아들은 중학교 과정 검정고시를 준비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들의 의사를 물었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아빠 엄마와 여행가는 것을 동의해 주었다.
- 여행용 카드만들기
외국도 요즘엔 신용카드를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잘 선택하면 삶이 매우 편리해질 수 있다. 심지어 꽤 비싼 카드 연회비를 낼지라도 충분히 그 돈을 회수하고도 남을 만큼말이다.
| 주요 카드사 해외여행 특화 카드 | |
|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 -2월 기준 가입자 수 400만명 돌파. 14개월 연속 선두, 시장점유율 40%넘어 -외화 하나머니 이용자 간 송금 가능. 송금한도 200만원 -> 300만원 상향 -원화 환전 시 수수료 1% 발생. 인천공항 라운지 1+1 혜택. 환전기능 통화 26종 |
| 신한카드 SOL트래블 체크 | -8일 기준 48만 6,000장 돌파. 달러, 엔, 유로 등 30종 통화 수수료 없이 환전 -전세계 공항라운지 1200여 곳 상/하반기 각각 1회 무료 이용 |
| KB국민카드 위시 트래블 | -전월 실적 조건과 한도 제한 없는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 환율 우대 100%(달러 기준) -이달 22일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 출시. KB페이 연동할인 예정 |
| 우리카드 트래블월렛 | -해외 특화카드 원조 격인 트래블월렛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추가로 탑재. 국내이용금액 1%와 해외 이용금액 2%를 트래블 포인트로 적립 -자체 상품 출시도 검토 중. 연결계좌 제한 없음. 환전가능통화 38종 |
| NH농협카드 | -외화 환전과 해외 결제. 출금 수수료 무료 등 혜택을 제공하는 트래블카드 올 하반기 출시 |
위의 카드 중에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과 통화 수수료 없이 환전 가능한 여행 특화 카드들을 아내와 나눠서 신청하기로 했다.
3. 출국날짜가 정해지다
- 출국 날짜
우리가 출국하기로 한 날짜는 2024년 5월 9일 오전 9시 비행기다. 원래 계획은 3월 말이었으나, 언제나 우리의 계획은 계획한대로 된 적이 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필자의 임플란트 수술 일정과 4월 10일 총선의 영향으로 집이 팔리지 않는 등, 무작정 길어지고 한국에서의 지출만 늘어나자 어서 출국 날짜를 잡는 것이 중요했다.
- 우리의 첫 여행지는?
우리의 첫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륙을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여러가지 여행 경로 고민 끝에 동남아시아를 먼저 가기로 선택했다. 초보 여행자들에게 난이도가 높은 유럽여행으로 시작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여행지의 선택은 좁혀지지 않았다. 아내는 말레이시아, 필자는 발리, 아들은 마카오를 가장 먼저 가고 싶은 나라로 선택했다. 결국 우리는 성경의 방법대로 각자 가고 싶은 나라가 적힌 종이를, 기도하고 제비뽑기 했다.
결국 우리의 첫 여행지는 발리가 되었다. 발리는 아내와 필자가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장소였고 둘이서 처음 여행했던 발리를 셋이 여행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4. 앞으로의 계획
이제 한국에서의 모든 걸 정리하고 비행기를 탈 시간이 한 달 남았다. 그전까지는 떠난다는 생각에 크게 동요가 없었는데 티켓팅을 마치고 나니, 마음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MBTI 중 ENFP의 성향을 가진 세 가족이 모여 떠나는 아무런 계획없는 ‘무작정 세계여행‘이 기대되고 벌써부터 설렌다. 우리 가족의 모든 이야기는 마이튜브코리아를 통해 계속해서 업로드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