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돌며 세계여행을 떠나는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은 꿔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2024년, 세 가족이 한국의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무작정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준비하고 있는 시간들이 나중에 큰 추억이 되기 위해 조금씩 진행되는 과정들을 남겨보려 합니다.
D-day, 2024년 4월
극강의 ENFP로 구성된 우리 세 가족. 모두 같은 성향의 ENFP로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직접 부딪혀보며 과정을 수정해가는 것이 익숙하다. 계획적인 일정보다는 즉흥적인 변화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우리는, 2024년 4월.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해에 세계로 떠난다!”는 계획말고는 어떤 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세 가족의 캐릭터 구성
1. 아빠
40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상주의자 아빠. 한정되어 있는 돈으로 세계여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빨리 유튜브로 혹은 블로그로 수익이 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한 곳(동남아?)으로 가서, 돈을 적게 사용하면서 유튜브, 혹은 블로그가 뭔가 최소한의 여행경비를 조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중.
- 영어능력 하
- 현실감각 하
- 대책이 없음
2. 엄마
아빠가 한국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긴 세계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 특별한 반발없이 ‘YES’라고 말할 수 있는 특별한 엄마. 아빠가 경제관념, 돈 개념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나마 엄마가 있기 때문에 집이 돌아가는 편. 어떻게든 여행가면 모든 경제적인 관리를 엄마가 해야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장 적극적으로 세계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중.
- 영어능력 하 (중이라고 우김)
- 현실감각 상
- 셋 중에 가장 현실적이나 그래봐야 ENFP
3. 아들
드라마를 보며 오열할 정도로 어린나이부터 공감 능력이 뛰어나나 장난이 매우 심함. 주짓수 수련을 1년 이상해서 주짓수 수련을 3개월하다가 그만 둔 아빠에게 이길 수 있다고 착각 중.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이 어떤 환경에 처하는 지 분명히 말해줬음에도 여행간다고 마냥 즐거워하는 중. 어디로 갈 지를 물으면 언제나 “스페인”이라고 답하며 스페인어를 배우겠다며 혼자 독학 중.
- 영어능력 중(분명한 건 아빠보다 잘함)
- 현실감각 하
- 본인의 책상의 상태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음 (=정신 상태)
세계여행 과정의 기록 1/365
모든 것을 정리하고 세계여행을 떠나겠다고 결정을 하고 한참이 지난 후, 오늘 처음으로 교보문고에 가서 세계지도를 구입했다. 여기서 최대한으로 가고싶은 곳을 좁힌 후, 이제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준비할 예정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을지 모르나, 세계여행이 불과 7개월 남은 시점에서 한참 늦은 결정일 수 있다.
아무튼, 세계여행 출발의 시작점에 서 있다. 기분이 묘하다. 극강 P형 답게 지금껏 별 생각없이 그러려니 살다가 이제야 뭔가 두려움과 걱정과 설렘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책을 구입 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렇더라도 아들은 잘 지낼 수 있을까? 시간을 허비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남들에게 엄청나게 뒤쳐지는 걸까? 등등의 생각이 났다.
수많은 세계지도 중에서 “세계지도로 세계여행 계획하기”라는 책을 골랐다. 이 책이 우리 세계여행 도전기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서야 그런 생각들을 했다는 것이 웃기고 슬프지만, 그래도 결국 내년 이맘 때쯤엔 세계지도의 한 점에 우리 가족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다시 설레기 시작했다. ENFP 성향을 나타내는 구절이 수십가지 수백가지가 넘지만 나에게 격정적으로 다가오는 한 줄이 있으니 그건 바로,
“당신이 생계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당신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이고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할 뿐이다.”
오늘 우리 가족은 그 거대한 발걸음을 땠다.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우리의 가슴이 시키는 일을 후회하지 말고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