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P부자] 초보 아빠의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 분석 보고서

초보 아빠가 기록하는 사춘기 아들 관찰 일지 첫 번째, 아빠의 외모와 성향을 꼭 빼닮은 초등학교 6학년 사춘기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언제부터 인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을 행복한 추억으로, 나중에 아빠와 아들과의 관계가 어색한 사이가 아니라 돈독한 사이가 되기 위해 오늘도 초보 아빠 스스로를 돌아본다.

초보 아빠의 불만 원인은 ‘휴대폰’

어린시절부터 다른 부자 관계와 조금 달리 더 친밀했던 우리, 아빠는 이런 관계가 영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서서히 초보 아빠도, 사춘기를 맞은 초보 아들도 생각과는 다르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횟수가 많아졌다.

특히 요즘 아빠의 불만은 휴대폰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은 엄마와 아빠의 허락 아래 주말에만 하루 2시간씩 자유롭게 게임을 즐긴다. 유일하게 눈치를 보지 않고 맘껏 할 수 있게 보장된 시간이다. 하지만 평일에는 오락은 금지다. 하지만 학교 알림장 확인이나 친구들의 연락을 주고 받는 것, 기사를 확인하는 시간은 가능하다.

하지만 아빠의 눈에는 아들의 그런 행동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날 때가 있다. 어제도 그랬다. 아빠는 실내 자전거로 안방 TV를 보며 운동하는 중이었고 아들은 안방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 거렸다. 아빠가 60분 정도를 운동하기 때문에 아들은 저녁 식사를 하고 약 30분 가까이를 누워서 자유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아빠는 그런 아들이 넘 안타까웠다. 그 시간에 피아노도 좋고, 책도 좋고, 자신이 더 생산적인 휴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깝게 느껴졌다. 아빠도 모르게 말이 세게 나왔다.

“너 지금 몇 시간을 휴대폰 하면서 시간 낭비 하고 있니!”

절대 그 말에 ‘네’하고 넘어갈 아들이 아니다.

“낭비 아닌데요?”

“그럼 뭐 하는데?”

“그냥 기사 보고 있는데요?”

“그게 시간 낭비지 뭔데?”

아빠의 말에 가시가 돋히고 감정이 날카롭게 실렸다. 아들 또한 그런 아빠의 말투에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아들이 속상해서 눈물을 흘렸고 엄마의 중재로 갈등이 멈췄다. 혼자 운동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들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아빠의 시선에서 그 최선은 한참 모자라 보일 때가 있다. 그건 아내와 아들도 아빠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빠가 이렇게 뾰족하게 말하고 긴장감을 일으킨다면 쉼을 얻고 재충전의 장소여야하는 가정이 그렇지 못한 곳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가정마저 긴장하고 눈치를 보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 때, 가족구성원들은 진정한 회복을 얻기 힘들 것이다.

초보아빠와-사춘기아들-썸네일

어른다운 어른이 되자!

어찌보면 아빠와 아들의 갈등은 갑자기 커버린 아들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그렇다. 엄마만큼 부쩍 커버린 아들은 때론 내가 풀지 못한 해결책을 던져 줄 만큼 여러가지가 자랐다. 몸도 마음도.


그러면서 아들에게 많은 것들을 기대하게 되고 바라게 된다. 아직 아빠와 엄마의 사랑 속에서 자라나야 하는데 더 어른스러운 마음으로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이건 모두 그러지 못한 아빠의 어리석음으로 인한 결과물이다.

#쓰다보니까 너무 진지해서 숨이 막히네요.

#아들에게 더 어른스러운 마음으로 다가 가야겠습니다.

#예전의 아빠가 나를 존중했던 것처럼